황혼이 바다가 되어 - 윤동주

하로도 검푸른 물결에
흐느적 잠기고......잠기고......
저--왼 검은 고기 떼가
물든 바다를 날아 횡단할고.

낙엽이 된 해초
해초마다 슬프기도 하오.

서창에 걸린 해말간 풍경화.
옷고름 너어는 고아(孤兒)의 서름.

이제 첫 항해하는 마음을 먹고
방바닥에 나뒹구오......뒹구오......
황혼이 바다가 되어
오늘도 수많은 배가
나와 함께 이 물결에 잠겼을 게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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