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좌
다른 사람들은 좋은 직장 취직했다고 다 좋아할지 모르지만, 부모도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, 이제 저러다가 어느 날 직장에서 옥상에 올라가서 떨어져 죽거나 이제 이런 일이 생기는 거예요. “정승도 저 하기 싫으면 그만이다” 이런 말이 있죠? 남이 좋은 직장이다, 대기업이다, 그러는 것이 나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거예요. 남이 뭐 소고기가 맛있다, 돼지고기가 맛있다, 그게 나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거예요. 안 먹는 사람에게 그게 무슨 상관이 있어요?
그렇기 때문에, 정 괴로우면 그만 둬야지 왜 인생을 자꾸 남의 눈치를 보고 살아요. 내일 아침에 회사에 가서 “안녕히 계십시오.” 하고 그만 두고 그냥 오세요.
그러고 나서 무슨 미련이 남느냐 한번 보세요. 미련이 남으면 왜 미련이 남을까를 생각해보세요. 돈? 돈이 뭐 그렇게 중요합니까? 파출부를 해서 벌면 되지. “파출부 하기는 좀 체면이 안 서잖아요.” 그럼 청소부 하면 되지 않느냐. “청소부는 체면이 더 안 서잖아요.” 이렇게 자기를 점검을 해 보세요. 그렇게 점검을 해보면 그래도 여기가 낫겠다. 청소하는 것보다 이게 낫고, 파출부보다는 이게 낫겠다,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냥 회사를 다니세요.
품도 주고, 돈도 많이 주는데, 그 정도 고생 안하고 어떻게 다니겠어요. 그러니까 정말 천금을 준다고 하더라도, 아무리 높은 대우를 해 준다고 하더라도, 난 이건 싫다, 이렇게 딱 생각이 들면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. 울 필요가 뭐가 있어요. 질질 짜고 운다는 건 뭐에요? 그만 두려니까 아깝고, 하기는 힘들고, 그 뿌리가 뭐에요? 욕심이에요.
그러니까 그걸 내려놔야 돼요. 그래서 내일 직장에 가서 “안녕히 계십시오. 그동안에 감사했습니다. 나같이 능력도 없고 실력도 없는 사람을 이렇게 좋은 직장에 넣어주시고 돌봐주셔서 다들 감사합니다.” 이렇게 인사를 쫙 다니세요. 왜 그만두려고 하느냐 그러면,
“아무리 좋은 음식도 제 입에 안 맞으면 좋은 음식이 아니듯이, 다 좋은 직장이라고 하지만 저는 제가 바라는 인생에 이게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. 한 달에 십 만원을 벌든 오 만원을 벌든 무료로 봉사하든 어디 가서 파출부를 하든 어디 가서 청소부를 하든 그래도 저는 그게 더 제 취향에 맞습니다. 회사가 문제가 아니라 이건 내 취향에 안 맞기 때문에 저는 그만둘 수밖에 없습니다. 안녕히 계십시오. 원하는 사람 뽑아서, 훌륭한 사람 뽑아서 회사를 잘 경영하십시오.”
하고 그만 두면 돼요.
그거 뭐 별 것도 아닌데 아침에 울고, 가서 울고, 저녁에 울고, 그럴 하등의 가치가 없다 이 말이에요. 그건 어떤 사람이 나보고 “스님 이 담배 좋으니까 한 대 피우세요.” 피우니까 목구멍도 따갑고 눈에 눈물도 나. 그래도 좋다니까 또 피우고 또 눈물 찔끔찔끔 흘리고 켁켁 거리고, 그러고 또 피우고, 안 피우려니까 너무 좋다는데 그만 두려니 아깝고, 피우려니 목구멍 따갑고, 그와 똑같은 거예요. 그게 좋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이에요. 아무 상관이 없어요. 그만 두십시오. 그거 일부러 기도할 것도 없어요.
그런데 문제는, 그만 못 둘 때 그게 뭐냐를 빨리 살펴봐야 됩니다. 왜 그만 못 두는가, 무엇이 걸리는가 이걸 살펴보세요. 근데 그게 돈이다 그러면, 돈을 벌려면 그 정도 수모를 감수해야 됩니다. 공짜는 없어요. 내가 돈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그 정도 대가는 지불해야 됩니다.
그게 아니라면 제일 좋기는 저런 박복한 사람은 문경에 와서 백일출가 하는 코스가 있습니다. 백일 들어와서 다 버리고, 명예고 이름이고 전부 버리고 들어와서, 그냥 새벽부터 일어나서 기도하고 청소하고 밥하고 설거지하고 노가다 하고, 저녁에 고단한 몸으로 그저 눈을 감으면 벌써 일어날 시간이 되고, 이렇게 한 백일 쯤 살면서 복을 지어야 지혜가 좀 열립니다.
백일 해도 안 되면 또 백일 더하고 그래도 안 되면 백일 더하고 한 1년쯤 하면 눈이 열립니다. 그래도 부족하면 3년을 해야 눈이 열립니다. 그러면 3년이 늦은 것 같죠? 그렇지 않습니다. 평생을 헤매는 것에 비해서 3년을 먼저 복을 짓고 딱 출발하면 훨씬 인생이 빠릅니다.
그러니 내일 아침에 가서 “안녕히 계십시오” 하고 모레 백일출가 입재를 하세요. 이게 제일 좋은 거예요. 그런데 문제는 “알겠습니다” 하고 탁 하면 되는데, 그게 안 되면 자기를 살펴야 됩니다. 왜 내가 좋은 길을 두고 망설일까.
상담하는 분 중에 이런 분이 있거든요.
“스님 못살겠어요”
“왜?”
“우리 남편이 바람을 피웠어요.”
“그래?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. 하고 끝내라.”
이러면
“애가 있는데 어떻게 끝내요?” 그래요.
“그럼 살아라.”
“바람피우는 남자하고 어떻게 살아요?”
밤새도록 얘기해도 끝이 안 납니다. 아시겠어요? 이게 욕심이에요. 이게.
그러니 인생관이 분명해야 돼요. 제 말을 잘 들으세요. 살려면 맞추고 존중해야 돼요. 맞추기 싫으면 어떻게 해야 된다? 안녕히 계십시오. 이래야 됩니다.
회사 다니려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돼요. 다니기 싫으면 안녕히 계십시오. 하고 끝내요. 울 필요가 없어. 아무 가치 없는 짓이야. 열흘을 울고 한 달을 울어도 아무 해결책이 안 나. 그러니까 그런 생각 하지 말고 “안녕히 계십시오” 하든지, 그렇게 못 할 처지거든 마음을 확 돌이켜서 파출부 하는 것하고 비교하고, 청소부 하는 것하고 비교하고, 막노동 하는 것하고 비교해서 “야~ 그래도 막노동 하면 하루 5만원밖에 안 주는데, 오늘 일당이 7만원 생겼다” 이렇게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다니면 돼요.
자, 그러니 남 말 듣지 말고 자기가 결정해서 사세요. 스님 근데 결정이 안 되는데요. 그러면 동전에다가. A,B 딱 써가지고 던져가지고 가버리면 돼. 그 뭐 인생이 별거라고 심각하게 고민을 해요. 인생 그렇게 고민할 가치가 없어요. 그냥 살면 돼요. 아무렇게나 가 아니에요. 아무렇게나 라고 이해하면 안 돼요. 그냥 가볍게 가면 돼요. 세상 살이는 아주 단순합니다. 근데 세상이 복잡한 건 뭐에요? 머릿속이 복잡하지 세상이 복잡한 것이 아니에요. 잘못 생각하는 거예요.